수출농업 블로그

일본이 반한 K-참외, 파프리카를 이을 ‘제2의 수출 효자’가 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시드머니 경제 아카데미입니다.

혹시 참외 좋아하세요? 우리나라 과일 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과일을 꼽으라면 저는 단연코 '참외'라고 생각하는데요. 노란 껍질에 흰 줄무늬, 아삭한 식감, 은은한 단맛을 가진 참외는 한국인에게는 매우 익숙한 여름 과일입니다. 그런데 이 익숙한 과일이 최근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는 2026년 대일 주력 전략 품목으로 한국산 참외를 선정하고, 일본 전역에서 대규모 판촉과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 농산물 수출의 대표 효자 품목이었던 파프리카처럼, 참외를 차세대 수출 농산품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일본 사로잡은 K-참외… aT, ‘제2의 수출 효자’ 육성 나서 일본 전역서 대규모 판촉·마케팅 고가인 멜론 대신 참외 우수성 부각 시식 행사 통해 차별화 강점 알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한국산 참외를 일본 시장에서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n.news.naver.com

오늘은 참외라는 과일을 중심으로, 일본 소비시장의 변화, 신선 농산물 수출의 구조, 기능성 식품 시장의 성장, 그리고 K-푸드의 확장 전략까지 한꺼번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한 과일 '참외', 농산물이자 브랜드 식품

참외는 한국 소비자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 가치를 낮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해외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참외는 꽤 독특한 과일입니다.

우선 외형부터 차별적입니다. 노란색 껍질과 흰 줄무늬는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줍니다. 사과, 포도, 바나나, 멜론처럼 이미 글로벌 시장에 익숙한 과일들과 달리 참외는 “처음 보는 과일”에 가깝습니다. 낯설지만 귀엽고, 작고, 먹기 쉬운 이미지가 있습니다.

맛과 식감도 강점입니다. 참외는 멜론처럼 달콤하지만, 멜론보다 식감이 더 아삭합니다. 과즙이 많고 향이 부담스럽지 않아 가볍게 먹기 좋습니다. 특히 껍질을 벗기고 씨 부분까지 함께 먹는 한국식 소비 방식은 일본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크기입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대형 과일보다 소형, 소포장, 간편 소비형 과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냉장고 공간이 작고, 한 번에 많은 양을 소비하기 어려운 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참외는 고가이면서 크기가 큰 멜론의 대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참외는 한국인에게는 평범한 여름 과일이지만, 일본 소비자에게는 작고 예쁜 프리미엄 멜론형 과일로 인식될 수 있는 상품성을 갖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온누리시장

농산물인 '참외'가 수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좋은 과일이어서는 안 되겠죠? 지금의 신선 농산물 시장은 사실상 브랜드 식품 시장처럼 움직이기 때문인데요. 농산물 수출은 크게 네 가지 조건이 중요합니다.

첫째, 품질의 균일성입니다. 소비자가 한 번 맛있게 먹었다고 해도 다음 구매에서 맛이 떨어지면 재구매가 어렵습니다. 특히 신선 과일은 당도, 식감, 외관, 신선도 편차가 크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물류와 신선도 관리입니다. 과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산지 선별, 포장, 냉장 물류, 현지 유통까지 이어지는 콜드체인 관리가 필수입니다. 수출 농산물은 단순히 “재배”가 아니라 “유통 시스템”의 경쟁이기도 합니다.

셋째, 현지 소비자에게 맞는 포지셔닝입니다. 한국에서는 참외가 여름철 대중 과일이지만, 일본에서는 처음 접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이때 “한국에서 온 낯선 과일”로만 소개하면 시장 확산이 어렵습니다. 대신 “멜론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과일”, “건강과 미용에 좋은 K-과일”, “디저트로 활용하기 좋은 과일”처럼 현지 소비자의 언어로 재해석해야 합니다.

넷째, 기능성과 스토리입니다. 최근 식품 시장에서는 단순한 맛보다 건강, 미용, 라이프스타일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산 참외가 일본 소비자청에 기능성표기식품으로 등록되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차별화 요소입니다. 신선식품 중 기능성표기식품 비중이 낮은 일본 시장에서, 참외가 기능성까지 갖춘 과일로 소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농산물 수출은 “싸고 많이 파는 구조”만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품질, 기능성, 스토리, 유통, 마케팅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참외 수출 전략도 바로 이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참외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몇 가지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있는데요. 가장 먼저 '1인 가구 증가' 이슈가 있습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미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시장입니다. 대가족이 큰 과일을 사서 나눠 먹는 소비보다, 혼자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소형 과일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참외는 멜론보다 작고,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으며, 한 번에 먹기 좋은 크기입니다.

참외가 멜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일본에서 멜론은 고급 과일 이미지가 강합니다. 선물용 멜론은 가격이 높고, 일상적으로 자주 먹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반면 참외는 멜론과 유사한 달콤함을 제공하면서도 더 가볍고 접근하기 쉬운 과일로 포지셔닝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이지만 과하지 않은 과일”이라는 위치를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K-푸드 및 K-라이프스타일의 확산 현상도 있는데요. 일본 젊은 소비자층, 특히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은 한국 식품, 한국 뷰티, 한국 카페 문화에 익숙합니다. 이들에게 참외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한국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소재가 될 수 있죠. 여기에 '디저트화 전략'도 한 몫 합니다. aT는 도쿄의 인기 디저트 카페와 협업해 참외 밀크소다, 참외·키위 요거트 플레이트, 참외 타르트 같은 한정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매우 중요합니다. 낯선 과일을 처음부터 통과일로 구매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카페 메뉴나 디저트 형태로 경험하게 하면 진입장벽이 낮아집니다. 소비자는 “이 과일을 어떻게 먹어야 하지?”라는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참외를 접하게 됩니다.

참외가 몸에 좋다는 '기능성 이미지'도 브랜드 식품 전략에 유효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산 참외는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GABA 성분과 관련해 일본 소비자청에 기능성표기식품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건강 기능성, 피로 회복, 미용, 스트레스 완화 같은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외가 단순히 맛있는 과일을 넘어 “건강한 K-프리미엄 과일”로 인식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숫자로도 확인되는 성장 가능성

수출 실적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산 참외의 최대 수출국입니다. 지난해 대일 참외 수출액은 105만 5000달러, 수출 물량은 271톤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수출액은 31.4%, 물량은 39.0%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4월 누계 기준 대일 참외 수출액은 49만 2700달러, 수출 물량은 99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2%, 37.1% 늘어난 수치입니다.

아직 절대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100만 달러대 수출액은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대형 수출 산업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죠. 다만 농산물 수출 분야에서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요. 특히 신선 과일은 현지 소비자에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반복 구매와 계절 수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농산물 수출의 핵심은 처음부터 큰 규모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소비 습관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참외가 일본 소비자에게 “여름마다 찾는 한국 과일”로 자리 잡는다면, 수출 규모는 점진적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위 기사에서는 참외가 파프리카를 잇는 제 2의 수출 효자 품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갑자기 파프리카라고요? 찾아봤더니, 한국산 파프리카는 오랜 기간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수출 농산물입니다. 일본 소비자들이 샐러드, 도시락, 가정식 등에 파프리카를 활용하면서 안정적인 수출 시장이 만들어졌습니다. 한국 농가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본이라는 가까운 고소득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참외도 파프리카와 유사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외는 신선 농산물 성격이라 물류 시간이 중요한데요. 다행히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죠. 신선도 유지에 유리합니다. 일본 소비자들 역시 품질 좋은 신선식품에 기꺼이 지불 의사를 표현합니다. 다만 일본 시장은 가격만 낮다고 성장하는 시장은 아닙니다. 맛, 외관, 포장, 안전성, 기능성까지 모두 보죠. 한국산 참외가 프리미엄 과일로 자리 잡는다면 단순 저가 경쟁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 K-푸드 인프라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 내 한국 식품 소비층이 이미 존재하고, 한류 콘텐츠와 한국식 카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참외는 이 흐름을 타고 “새로운 K-과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참외는 차별성이 분명합니다. 딸기, 포도, 배처럼 이미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과일과 달리, 참외는 한국적 정체성이 강한 품목입니다. “한국산 참외”라는 원산지 자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참외 수출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만 참외가 차세대 수출 농산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품질 관리입니다. 일본 소비자는 과일의 외관과 맛에 매우 민감합니다. 당도, 크기, 색, 식감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한 번의 실망스러운 구매 경험이 재구매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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